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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모자의 안타까운 죽음정부, 사회단체, 정치권, 국민 모두의 책임
정우택  |  happy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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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14  11: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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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택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탈북자인 40대 여성과 여섯살짜리 아들이 숨진 지 두 달 만에 발견됐다. 탈북자가 어렵게 살다 죽은 것도 안타깝고, 죽은 지 두달이나 돼서 발견된 것도 안타깝다.

모두가 말로만 탈북자를 위하는 척하고, 실제로는 이들이 잘 정착하도록 돌보지 못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모두란 1차적 책임이 있는 정부 당국이다. 탈북자를 지원하는 단체, 사회단체, 구호기관 등이 다 포함된다.

이들이 자유를 찾아, 잘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북하고, 한국에 왔는데 고생을 얼마나 했으면 죽었을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통장에는 잔돈 몇원이 있었는데 죽기 얼마전 이것도 인출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노동자 등 목소리 큰 사람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유별나게 많다. 만일 민노총 근로자가 굶어죽었다면 (실제로 그런 일은 없겠지만) 목소리 큰 사람들이 난리를 칠 것이다. 정부도 호들갑을 떨고, 언론도 무슨 좋은 기사거리라도 찾아낸 듯 써댈 것이다.

하지만 이들 엄마와 아들은 아무 관심도 끌지 못했다. 처음 5년 정도는 정부에서 관심을 가졌지만 이후는 모자가 힘든 삶을 살아야 했다. 일자리도 구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도와주는 사람이나 단체도 없었던 것 같다. 그 많은 시민단체라도 연결이 됐다면 이렇게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탈북 모자의 얘기가 보도되자 정치권이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관심을 가졌다는 얘기다. 탈북 모자가 어떻게 사는지, 어떻게 비참하게 굶어죽는지 전혀 생각도 없고, 관심도 없이 지내다 이제야 탈북자를 위해 무슨 일을 하는 것처럼 떠들어 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굉장히 안타까운 사건이다. 탈북민이 정보나 법률 지식에 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부족해 수시로 지원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을 했다. 이런 말은 하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다. 실천이 없을 뿐이다.

한국당은 민경욱 대변인이 입장을 냈다. 그는 "역사는 '자유와 배고프지 않을 권리를 찾아 목숨 걸고 북한을 탈출한 모자가 친북 성향의 문재인 정부 치하 수도 서울에서 굶어 죽었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탈북민에 대한 올바른 대우를 통해서 우리는 통일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느냐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험난한 탈북과정을 이겨내고 자유를 찾아온 땅에서 굶어 죽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통일부 산하기관인 남북하나재단(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소외되는 탈북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방침은 허울뿐인 슬로건이었던 셈이다"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북한 이탈주민이 우리 사회에서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고, 또 차별받는 현실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며, 통일부의 엄중한 책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대한민국은 굶어 죽지 않으려고 사선을 넘어온 동포를 굶어 죽도록 방치했다. 국민이 아사조차 막지 못하는 정치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남한은 남한대로 북한은 북한대로 스스로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정치권이 탈북 모자를 깊이 생각하는 것처럼 한 마디씩 했지만 이는 지나간 버스를 향해 손 드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정치인들이 아무리 논평을 내고, 정부를 비판한다고 하더라고 죽은 모자는 정치인들을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탈북 모자의 죽음은 말 그대로 비극이다. 자유를 찾아, 더 부유한 삶을 찾아 남한에 왔지만 그들은 꿈을 이룰 수가 없었다. 정부의 지원, 사회단체의 지원, 국민들의 관심이 다 부족했다. 더는 이런 일이 없도록 탈북자를 대하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봐야 한다.
정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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