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매일신문
기획·스페셜30대의 사랑과 결
사랑은 상대를 꽃으로 보아주는 것무성한 잡초 같던 내 마음에 봄날이 ...
정재헌  |  yangichil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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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9  14: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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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헌이 '30대가 30대에게 쓰는 편지' 사진=행복매일

보아줌으로서의 사랑
    (정재헌의 30대가 30대에게 쓰는 편지 중에서)

벗이여,

사람은 보아주는 존재가 있을 때 삶의 의미를 느낍니다. 사람은 서로 보아주도록 창조되었습니다. 사랑 안에 ‘보아줌’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랑의 보아줌은 단순히 ‘상대를 바라보아주는 존재’로서의 의미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보아줌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 가장 황홀하고 달콤한 것이 사랑의 보아줌입니다.

이러한 보아줌은 나를 매우 존귀한 자로 보아줌입니다. 또 자꾸 그렇게 보아주니까, 나는 실제로 그러한 사람이 되어갑니다.

사랑은 상대를 존귀하게 보아주는 행복을 가져다줍니다. 나는 나의 이것저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이는 대체 어떤 눈으로 보시는지 그게 그리도 좋다는 겁니다.

자기를 존귀하게 보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또한 자기의 ‘없는 진가’를 ‘있는 진가’로 보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없는 진가’는 ‘있는 진가’가 됩니다 (그러나 ‘있는 진가’도 ‘없는 진가’로 보는 분위기에서는 ‘있는 진가’도 ‘없는 진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이여, 없는 것도 있는 것으로 보아주는 평화스런 놀람 흐르는 땅이어라).

사랑에너지는 가공(可恐)할만한 ‘변화에너지’입니다. 아무리 혼자 바뀌어야지 바뀌어야지 다짐을 해도 작심삼일의 쓴 잔을 넘기던 때가 셀 수 없었는데, 사랑하고 존경하는 이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게될 때, 그 기쁨과 감격, 경이, 신비 등으로 인하여 그렇게도 바뀌지 않던 나는 바뀌게 되는 것이었으니 이를 사랑의 힘이라고 하는 가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 ‘꽃’의 1~3연, 김춘수

사랑은 상대를 꽃으로 보아줍니다. 꽃이 좀 시들었어도 사랑의 눈은 그 꽃을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여겨줍니다. 그랬더니 시들하던 그 꽃이 얼굴을 피며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인간은 사랑 받기 위해창조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기 위해 세상에 보냄 받았습니다.

나의 사랑은 시들어 있는 상대의 마음에 생기와 화기를 가져다줍니다. 우리는 서로를 존귀한 존재로 보아주어야 할 의무, 아니 사명이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시는 눈길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을 의롭게 여겨주신다는 칭의(justification) 교리! 다른 말로 하면 ‘보아줌’ 교리입니다. 하나님은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를 ‘꽃’으로 보아주십니다. 시들어 비틀어지고 그 뿌리부터 부패한 우리인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상대를 존귀하게 바라보아주다 보니 상대가 정말 그렇게 존귀한 사람이 되듯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의롭고 거룩하게 보아주시는 동안 우리는 의롭고 거룩한 자로 자라간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꽃으로 보아주시니 잡초도 꽃이 됨 - 사랑입니다! 상대를 꽃으로 보아줌 - 사랑입니다! 고로 사랑은 “모든 것을 소망하며”(고전13), 다시 말하면 좋게 생각하여 주며, 소중하게 여겨주며! 사랑은 시선이어라! 바라봄이어라!

그리스도 안에서 이 죄인을

의인으로 보아주시는 하나님

당신의 사랑의 눈길로 말미암아

무성한 잡초 같던 내 마음에는

봄날이 오고 의의 싹이 자랍니다

당신의 시선을 닮게 하소서

서로가 서로를 꽃으로 보아주니

꽃이 만발하는 천국이 되나이다

주님은 우리에게 꽃을 기르는

거름 주셨으니 사랑 사랑 사랑

남녀의 사랑은 아니지만 지금 제가 있는 곳의 이야기를 조금 하고자 합니다. 이곳 연길에는 외로운 친구들이 많습니다. 부모를 한국으로 떠나보낸, 고아 아닌 고아처럼 된 어린 친구들이 그들입니다.

그들의 친구가 되기 위해 이곳에 온 한국인들이 있는데, 연길 성도님들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멀리 여기까지 왔는데….”

한국에서 연길이 먼 거리는 아니지만, 기회 주어지면 연길에서 한국으로 가려 하는 마당에 거꾸로 한국에서 연길로 왔다니. 대가가 있어서가 아니라 자기 비용과 시간을 드려서. 그러면서 감격의 표정을 보여주십니다.

부드러운 보아줌의 사랑은 무쇠도 녹이는 용광로입니다. 그 시선 속에서 모든 적대감과 어색함, 긴장감은 삼키어집니다. 한국과 연길의 외로운 영혼들 속에 있는 상처는 ‘사랑의 보아줌’으로 치유될 것입니다.

연길의 봄바람은 거세지만 어린 꽃들과의 사랑은 사나운 바람에도 굴함 없이 피어납니다.

정재헌
이용도믿음학연구소 소장
 www.yongdofaithology.com
여행가. 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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