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잠든 새벽에 기상. 좌석표가 매진된 막차의 입석이라도 잡아야 하는 사람 마냥 시계를 수십 번 보았다. ‘누가 먼저 가 그 표를 얻어 가면 어쩌나. 한 자리를 놓고 다섯 사람이 다퉈야 한다면?'아무리 붙잡으려 해도 가는 시간.아무리 피해보려 해도

정재헌   2015-03-05

꼬르도바의 집 없는 사람의 집Casa de Acogida Madre del Redentor」국적, 직업을 불문하고 집 없는 사람을 돌보는 곳이다. 이곳을 에덴동산이라 칭하고 싶다. 같은 양말을 빨지도 않고 1~2주씩 신는 사람들, 샤워할 곳도 없고 방

정재헌   2015-02-10

이슬람이 이베리아 반도를 침략한 뒤 처음 세운 나라 알 안달루스의 수도가 꼬르도바다. 8세기 중엽 이베리아 반도뿐 아니라 당대 유럽 전체에서 가장 문명과 번영이 꽃핀 도시 꼬르도바다.그 무렵 유럽에는 3만 명이 넘는 도시가 적었는데 꼬르도바는 50만

정재헌   2015-01-20

스페인 남부 지방 안달루시아 Andalucia스페인 하면 떠올리는 투우, 플라멩코, 축제, 뜨거운 태양과 해변, 올리브, 씨에스따 Siesta(낮잠시간), 하얀 벽 마을 등은 이 나라의 전반적인 특징이지만 안달루시아에서 두드러진다. 그뿐 아니라 안달루

정재헌   2014-12-09

12월 9일 (목)5:30AM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보아로 가는 이른 새벽. 몇 번 들어보았지만 가장 무서운 차들이 사는 나라가 리스보아 Lisboa라던데. 지도에서 내 위치를 확인한 곳은 깜뽀 그란데 Campo Grande 지역. 지칠 대로 지쳐 더

정재헌   2014-06-15

산은 예술이다.밤의 산, 낮의 산변신은 자유다.자전거 여행도중 인도 북동부 미조람주의 한 도시에 묵게 됐다. 고물 자건거를 타고 하루 70km를 달려 도착한 도시다. 해가 질 무렵에 도착했다. 해가 막 넘어가고 있었다.인도! 학교 다닐 때 지리 시간에

정재헌   2014-03-20

인도의 아쌈 주는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주다. 비가 많다 보니 모기도 정말 많다. 그런데 모기장을 치면 얼마나 아늑하고 든든한지 모른다. 아무 걱정 없이 잘 수 있다. 모기가 아무리 몰려와도 나를 공격할 수가 없다. 모기장 안에서 찾는 최고의 행복이

정재헌   2014-03-17

인도 동북부 아쌈 주Assam state 데마지Dhemaji 마을새벽 5시 전에 일어났다. 어젯밤 12시가 가까워 누웠고, 12시간 가까이 버스를 탔는데도 새벽같이 깬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한 방울만 닿아도 요란을 떠는 양철지붕의 엄살과 대나

정재헌   2014-03-12

[정재헌의 자전거 세계여행] 9:30AM. 여린 안개 사방에 가득. 손에는 120 유로. 110번 국도를 타고 작은 언덕들을 넘고 넘으면 아빌라 Avila다. 이곳은 11세기, 이슬람교도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워진 성벽이 거의 완벽하게 보존되어 마을

정재헌   2014-03-07

아침에 뜨는 태양의 열렬한 빛은 어젯밤의 추위를 혼쭐내어 얇은 점버 하나로 길을 마주하게 했다. 태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고맙다!깐따브리아 지방과 까스띠야 이 레온 지방의 경계를 이루는 해발 1609미터 산 글로리오 정상 도착했다. 자전거로 16

정재헌   2014-01-31

내일, 출발이다. 한 주나 한 달이 아니라 반 년이 될지 얼마가 될지 모르는 여정이다. 일부 제외하면 가보지 못한 길이요 많은 사람들이 가본 길도 아니다.여행예산을 계획해보거나 행장을 몇 차례 꾸렸다 풀었다 해본 것도 아니다. 경로는 현실적인 큼지막함

정재헌   2014-01-11

아침이 되자 소매를 걷고 일터에 나온 태양은 언제 추웠느냐는 듯 자애로운 햇살을 내려주고 있었다. 멀리 산 아래,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가슴속에 왠지 모를 불안함이 일었다.‘23살. 나는 지금 여기서 무얼 하는 걸까? 대학 친구들은

정재헌   2013-12-13

[세계자전거여행] 희망의 노래를 부르며 발을 내디디자 만만찮은 경사의 끝 모르는 오르막이 등장했다. 자전거를 타다가, 내려 끌다가를 반복하니 숨이 가빠졌다. 무쵸스는 따라오는 동안 틈틈이 한쪽 뒷다리를 들고 오줌을 누어 위치를 표시했다.‘그래도 고향이

정재헌   2013-12-04

5:30AM. 기상. 텐트의 피부를 쓰다듬으니 물기가 촉촉하다. 어둠이 짙어지는 동안 기온은 마음이 차가워졌다. 자전거 헬멧에는 작게 얼음이 박혀 있고, 밖에 내놓고 잔 텐트 가방은 서리로 말미암아 싸늘한 미라가 되어 얼어 죽었다.어제 해가 진후부터

정재헌   2013-11-30

7:10AM. 두어 시간 전부터 깨어 있었다. 큰 목소리로 부르는 바리에이션 없는 계곡의 고성 때문이었다. 덕분에 깨고 다시 깨고, 결국 가방 깊숙이 뒤져 귀마개를 찾아 꺼내야 하는 귀찮음마저 깨뜨렸다.9:30AM. 라 에르미다를 떠나 데바 강을 따라

정재헌   2013-11-22

[자전거 세계여행] 스페인 깐따브리아 지방의 수도인 항구 도시 산딴데르(Santander)는 화사한 색감의 옷을 두른 건물들이 새로운 세계에 도달했음을 알려왔다. 느릿느릿 좌우로 기우뚱거리며 바람을 따라 물길을 가르는 요트들과, 햇살의 어루만짐 속에

정재헌   2013-11-15

이번에 소개하는 남자는 아일랜드에서 무도를 가르치던 20대 후반의 한국 젊은이다. 한마디로 그는, 갈급함으로 사는 사람이었다.․타성과 도전“처음에는 더블린이 아니라 런던에 있었어요. 한국에서 한 달 치 방값이랑 식비만 들고 왔습니다. 그래서

정재헌   2013-11-11

[정재헌의 자전거 세계여행] “나는 꿈을 좇는 사람이야.” 어느 30대가 말했다. 더블린에, 아니 아일랜드에 하나 있는 한국 식품점의 주인인 33살 한국인의 이야기.그는 누군가? 그는 개척자다. 한국에서 체대를 다니다가 군대에 갈 때가 왔다. 이왕 고

정재헌   2013-11-08

[정재헌의 자전거 세계여행] 저녁 7시. 브리튼 섬에 도착. 갈대들 휘날리고, 소녀 호수들 하늘을 담았다. 브리튼 섬 가장 북쪽에 위치한 던넷 헤드 Dunnet Head에서 통조림과 빵으로 축하 파티를 열었다. 전망대 근처에서 텐트를 치고 잘까 했는데

정재헌   2013-06-07

[정재헌의 자선거 세계여행 12화]약속된 시간 아침 7시가 되자 카우게이터 센터 내의 모든 체류자들은 밖으로 던져 버려졌다. 알과 예지 그리고 지미라는 어린 친구와 부스스한 모습으로 센터를 나왔다. 그때, 한줄기 눈부신 햇살이 내리쬐자 이들은 눈을 찡

정재헌   2013-05-20